역동적 몸짓으로 깨어난 계룡의 전설

겨레의 명산이자 성지(聖地)인 계룡산이 춤으로 비상한다. 대전시립무용단은 이달 15일부터 16일까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제56회 정기공연 '계룡이 날아오르샤'를 공연한다. 계룡산의 수용추·암용추 설화를 정도령과 산각시로 의인화한 무용극으로 신화적 판타지를 한국무용과 접목시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계룡산에 얽힌 신화와 전설을 남녀의 인연과 시련, 견딤과 극복의 이야기로 풀어 내며 신명과 해학이 어우러지는 판타지와 마당 굿을 웅대한 무용의 대서사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40여 명의 시립단원들이 뜨겁게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

지난 10월 12일 시립무용단 정은혜 예술감독과 주인공을 맡은 단원들은 계룡산의 기운과 설화의 느낌을 작품에 투영하기 위해 계룡산을 찾았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그 열정은 역동적이고 거친 춤사위와 섬세하면서 에너지 넘치는 춤으로 부활한다. 또 계룡산의 8경을 첨단 영상기법으로 구현해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정 감독의 전통과 창작을 넘나드는 안무와 이태섭·홍원기의 신선한 연출, 그리고 김장연의 화려한 영상 디자인은 한국 춤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그램은 '달리는 산맥', '날개 묻은 닭', '천생연분', '땅의 껍데기', '숨은 용', '계룡산천 천지공사', '계룡산 대동굿' 등 7개 마당으로 구성됐다. '달리는 산맥' 에서는 산맥을 형성하고 봉우리를 일으키는 땅 기운들 속에 '마고(전설에 나오는 신선 할미)'가 계룡산 상상봉 천황봉에 좌정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날개 묻은 닭'에서는 천황봉에 좌정한 마고가 몸을 뒤틀며 온 땅을 깨우는 역동적인고 신화적인 모습을 표현한다. '천생연분'에서는 드디어 등장한 각시와 도령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깊은 산중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땅의 껍데기'에서는 도를 넘어 쾌락과 도락을 일삼은 사람들에게 나타난 마(魔)의 횡포 속에 마고의 치맛자락 속으로 몸을 숨긴 각시를 표현한다. '숨은 용'에서는 마고가 땅속 깊이 묻어두었던 마음의 두 날개를 들어 올려 상상봉에 있던 소나무가 몸을 떨며 찾아오는 추운 겨울의 골짜기를 표현하고 마지막 '계룡산천 천지공사'에서는 마고의 위엄 속에 마로부터 벗어난 사람들 속에 도령과 각시가 하나가 되는 축제의 한마당을 춤으로 표현한다.

대전시립무용단 정은혜 예술감독은 "'계룡이 날아오르샤'는 계룡산을 무용서사시로 승화시킨 예술작품 감상의 기회일 뿐 아니라 무대와 관객이 한데 어울려 신명나게 즐길 수 있는 흥과 감동의 한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7시 30분, 16일 오후 5시. 5000-2만 원. 문의 ☎ 042(270)8355.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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