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 나를 모른다 하오
Name 무용단
Date 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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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찬주 춤평론가
대전시립무용단(예술감독 김효분)의 제62회 정기공연 '덕혜(德惠)'가 대전예술의전당 대극장에 올랐다. 이번 정기공연은 조주현의 대본을 바탕으로 김효분의 안무로 이루어졌다.

무대 앞 오른편 구석에 옥색 원피스를 입은 덕혜옹주(1912-1989)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 철창 같은 조명이 무대 전체에 표현되고 덕혜가 그 안에서 맨발로 서서히 조심스레 불안한 듯 움직인다.

점차 무대가 환해지면서 어린 덕혜(박자현)가 아버지 고종과 함께 다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연두색 당의에 다홍치마를 입은 덕혜는 천진난만하게 뛰어다닌다. 커다란 음악 소리에 이어 소복 차림의 상궁들이 일제히 무대에 줄지어 들어서고 고종의 승하에 가슴에 손을 댄 절규의 몸짓이 이어진다. 무대 뒤에서 내리비치는 조명은 빗줄기를 닮았으며 설움의 눈물 같기도 했다.

이윽고 바닷물 소리가 들리면서 '울밑에선 봉선화야'로 시작되는 민족의 한을 노래가 무대를 감싼다. 철제 배가 등장하고 덕혜(육혜수)가 올라타고 떠난다. 장면이 바뀌어 검은색 기모노 아래 붉은 바지를 받쳐 입은 군무진이 팔꿈치의 각을 사용한 몸짓과 까딱거리는 고갯짓을 포함한 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하얀 면사포가 씌워지는 덕혜 옆에 일본인 신랑이 서 있다. 이어지는 현악기 소리는 불안함을 자아내고 서로 안기고 당기고를 반복한다. 혼자 남게 된 덕혜가 한자리에서 빙빙 돌고 영상이 회오리를 그려 보여준다.

이어 빛의 철장이 다시 표현되고 덕혜는 외로운 독무를 춘다. 마치 넋을 놓은 듯 움직인다. 대형 태극기가 무대 후경에 등장한다. 군무진은 겹겹이 축을 쌓았고 맨 위에 오른 여성이 한 손을 높이 들어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듯하다. 일본 패망을 알리는 확성기 소리가 무대 위로 번진다. 마지막에 이르러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덕혜가 고국 땅에 왔건만 쓸쓸하기 짝이 없다. 두 손으로 처연하게 얼굴을 감싸기도 한다.

덕혜 역의 육혜수는 미묘한 감정을 무리 없이 표현했다. 다만, 무대 뒤 상징물이 열리고 그 안으로 걸어가는 덕혜의 죽음을 표현한 뒷모습의 장면에서 눈보라를 뿜어내는 기계장치 소리에 분위기가 반감되었다. 한국 전통문양을 입힌 기둥과 일본 신사지붕은 덕혜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고, 공간의 변화와 인물의 감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조명(김철희 조명)의 역할이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이찬주 춤평론가·이찬주춤자료관 대표
대전일보 2017-05-03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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