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장고춤, 부채춤, 살풀이 등 우리의 전통춤으로 알려진 춤들은 매체를 통해서 접할 기회가 많아
그저 거기서 거기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제대로된 공연을 통해 느껴지는 우리춤의 감흥은 전율을 일으킬만큼 대단하다는 것을
이번 대전시립무용단 신년맞이 공연인 <전통춤의 향연>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저만이 아니고 공연이 끝나고 로비로 나간 관객들이 쉽사리 공연장을 뜨지 못하고 벌겋게 상기된 표정들로
서로를 보던 모습에서 감동의 열기가 전해졌습니다.

부채춤의 경우도 그저 선과 색이 어우러져 화려함을 느끼게 하는 춤으로만 알려져 왔지만 이번 공연의 부채춤은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의상으로 감각적인 화려함을 자제하는 듯했고 은은하고 유려한 움직임을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도 장단의 변화무쌍함은 매우 역동적이고 부채춤의 동적인 면을 부각함으로써 완급이 혼합된 완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대가들이 보여준 살풀이 춤은 끊어질듯 이어지는 춤사위에 무대와 관객들도 같이 호흡하는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춤이 끝날 때 마다 음악공연이 아님에도 "앵콜"을 외치던 옆자리 남자 관객의 모습이 웃기면서도 감동의 또다른 표현이라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대동굿의 잘 생긴 용이 무용수들의 함성과 함께 무대를 누빌 때 계룡산의 정기를 관객들에게 퍼부어 주는 황홀감을 맛보았습니다. 덕분에 새해의 활력을 듬뿍 받았습니다.^^

노련하고 세련된 대전시립무용단원들의 기량도 최고조에 달한 듯 전국최고수준이라는 찬사가 잘 어울립니다.
더불어 자신의 모든 것을 무대에 쏟아붓는 정은혜예술감독의 춤에 대한 열정과 창조력에 무한한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