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공 섭 대전시문화원연합회장· 사진 작가

지난달 24~25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열린 대전시립무용단 제55회 정기공연이 시민들의 환영 속에 열정적인 무대로 펼쳐졌다. 정기공연의 씨줄과 날줄로 옹골차게 기획한 정은혜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 ‘다섯 그리고 하나’란 테마공연이다.

제일 먼저 창조와 번영이란 주제로 천문과학과 북예술의 만남이 공연됐다. 과학의 도시답게 천문과학을 북 공연으로 승화시킨 북 퍼포먼스는 감동적이었다. 두 번째 마당은 갑천의 그리움이란 주제로 계룡산에서 발원해 한밭을 가로질러 금강으로 흐르는 갑천(甲川)변을 중심으로 효녀이야기와 농경문화,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마을 안녕을 바라는 제를 지내는 풍습을 춤으로 승화시킨 마당이다. 특히 이번 정기공연의 특징은 각 마당마다 우리 전통의 숨은 이야기를 춤으로 승화시켜서 테마가 있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마당에선 계족산 판타지, 넷째 마당에선 규수춤, 다섯째 마당에선 대전 양반춤을 공연했고 마지막을 화려한 부채춤으로 장식했다. 부채춤은 1968년 올림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춤으로 또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군무로 발전했다. 부채춤은 율동적이고 감동적이며 화려하고 화합적인 한국인을 잘 표현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빛과 어둠, 생성과 소멸, 자연과 예술을 한국적인 문양을 통해 표현했다. 민족의 번영을 주제로 한 이춤은 전체적으로 전통과 풍습을 춤으로 표현했으며 마지막을 파격적인 현대의 부채춤으로 창작해 획기적인 변신을 꾀했다.

공연관람 내내 관객과 하나가 돼 열정적으로 무대를 활보하는 무용수들에게 보내는 아낌없는 박수가 진한 여운으로 남는 시간이었다. 50여 명의 단원이 혼연일체가 돼 공연한 ‘다섯 그리고 하나’는 대전을 테마로 기획해 관람객들에게 대전 사랑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는 공연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