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처용' 공연의 한장면. 관능적이고 순수한 춤사위는 예술성과 대중성의 조화를 넘어 인류 보편의 정서를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대전시립무용단 제공

대전시립무용단이 2011 대한민국 무용대상 수상작 '처용'으로 세계예술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2007년을 시작으로 매년 개최되는 국립극장의 최대 규모 국제 공연예술제로, 각국을 대표하는 국·공립극장 및 국립예술단체와의 공연예술 교류를 통해 우리 문화를 해외에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시립무용단은 10월 6일 오후 5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그 화려한 무대를 연다.

처용은 신라 헌강왕 시절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설화에 따르면 역신(疫神)이 처용의 아내를 흠모한 나머지 밤에 몰래 들어가 동침을 한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 이를 발견한 처용이 집 앞에서 처연하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자 역신이 처용 앞에 꿇어 앉아 잘못을 빌고 그의 모양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 후부터 백성들은 처용의 형상을 그린 부적을 문에 붙여 귀신을 물리치고 경사스런 일을 맞아들였다고 전해진다.

아내의 불륜 현장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처용의 마음을 대전시립무용단 정은혜 예술감독과 단원들은 과연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했을까?

2011년 무용대상 대상을 수상할 당시 작품 '처용'은 전통의 엄정한 기예와 자유로운 창작의 혼을 융합, 신화와 전설을 오늘의 시각에서 조명한 작품으로 예술성과 대중성, 한민족의 정체성과 인류 보편의 정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능적이고 순수한 춤 세계를 융합하여 무한한 재미와 상상력으로 풀어내 한국 춤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넘어 소통과 융합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처용과 아내, 그리고 역신의 삼각관계 속에 근원적인 욕망과 사랑의 관능적인 몸짓이 지극히 몽환적인 무대와 도발적인 몸짓으로 세계무대를 지향한다.

특히 각각의 인물들의 갈등을 한 무대에 풀어놓고 처용이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창의적 처용무'로 절묘하게 풀어낸 점과 처용과 처용 부인, 그리고 역신 세 인물의 심리를 집중 분석한 점은 고전 해석에 대한 새로운 현대적 접근이란 평가를 받으며 현대무용의 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근감이 살아나도록 디자인 한 여인의 방과 흔들리는 침대, 움직이는 달, 우주의 근원 등 독창적인 무대 장치를 통해 처용과 아내 그리고 역신의 변화무쌍한 심리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전에서는 이 작품을 10월 19일과 20일에 만날 수 있다. 1만-5만원. ☎042(610)2282. 최신웅 기자 grandtrust@daejonilbo.com